슉슉. 이거 하나 올리면 한 덩어리 끝난다니 기쁠밖에요.
나머지는 뭐 이건 뭐...

홈페이지(구), 날개의 꿈- Boring Talk, 200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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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ellowship of the ring

  LOTR은 역시 명작입니다(만세). 그리고 피터 잭슨의 LOTR:the fellowship of the ring도 명작입니다(또 만세). 좀 길게 주절거려보도록 하지요.

  일단 첫 장면인 세 반지, 일곱 반지, 아홉 반지가 나오는 장면부터 멋지고(아아), 특히나 엘프와 인간의 마지막 동맹군 vs 사우론의 전쟁씬! 며칠 전에 톨킨 낟세멘에 서 본 'we have fought the long defeat'란 구절이 떠올라 눈물이 글썽할 뻔 하더군요. 간단히 말하자면 '질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천천히, 매우 천천히 끊임없이 패배하고 있으면서도 꺾이지 않고 계속 싸우는 것입니다(낟세멘에서 무단 전재. 죽여주세요)'. 싸우고, 승리하지만 결국은 천천히 패배하고 있는 것. 사우론은 패퇴되지만 이실두르는 결국 타락하고(또다시 낟세멘에서 본 말 한마디. 이실두르, 빌보, 골룸은 모두 반지를 'my precious' 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저 고귀한 이실두르가 골룸과 '똑같은 정도로' 타락해버림을 말하는 것... 이라는군요. 그러나 빌보는 결국 절대반지를 버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 곤도르의 마지막 왕(엄밀히 말하자면 대관식은 하지 않았으니 왕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도.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사우론에게 죽었습니다... 하긴, 아라곤이 있으니 곤도르 왕가는 끝난 게 아니군요. :)) 이실두르보다도 강했던 셈입니다), 반지는 살아남으며, 악은 다시 찾아오지요. 물론 반지 3부작의 귀결은 절대반지의 파괴로 이어지겠지만, 반지의 파괴와 사우론의 파멸조차 싸움의 종지부를 찍어주지는 못합니다... 이유는 사우론 그 자신이 절대악의 화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간단히 말하자면 진짜 대마왕은 따로 있다... 가 되겠지만, 자세한것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제 기억도 가물가물입니다)

  그리고 빌보가 반지를 내놓으려고 하지 않자 간달프가 그 진면목을 (약간)드러내보이는 부분이라든가 등등, 소설을 읽으면서 '어떻게 표현될까나' 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부분들도 정말이지 눈물이 날정도로 감동(근데 결국 울지는 않았다는군요). 아, 모리아의 계단이 무너저내리는 부분도 '한때는 위대했고, 과거에는 영광되었던 드워프의 왕국은 멸망하고 그 영토는 더럽혀져 결국은 무너지는구나' 라는 식의 감회에 젖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호빗이고 드워프고 참 잘도 찍었습니다. 엘리야 우드(프로도)의 야리야리한 얼굴도 나름대로 만족. 그리고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꽤 썼는데, 카라드라스 등정 부분에서(동영상으로는 갖고 있지 않아서 자료화면은 없습니다) 레골라스가 앞장을 서고 그 뒤로 간달프가 따라오는데, 자세히 보면 레골라스는 눈 위로 걷습니다(다시말해, 위로 걸어가도 눈이 파이지 않습니다). 그 뒤에 따라오는 간달프는 무릎까지 오는 눈을 치워내가면서 전진하죠. 음, 또 사족으로, LOTR 초반의 간달프는 '호빗'에서처럼(정작 호빗은 못읽어봤음) 꽤나 코믹한 부분이 많은데, 영화에서도 잘 표현이 되었더군요. :)

  엘프들은 다들 말도 안되는 미남미녀... 는 아니지만 다들 기품있습니다. 이게 진짜 엘프인겁니다. ;ㅁ;

  배경 면에서는 샤이어가 마음에 듭니다. :) 정말이지 속 편해 보이는 동네... 인터넷 연결만 되면 가서 살고 싶은 곳이더군요(그러니까 인터넷 중독증 5레벨을 넘겼다는 뜻?). 그리고 또 이센가드. '마법사의 탑이라면 저정도는 되어야지!' 라는 생각이 절로 나오는 박력넘치는 곳입니다! 리벤델은 멋졌지만 뭐랄까, 압도적이지는 않았습니다(하지만 편안한 휴식처가 압도적인 박력을 자랑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로스로리엔... 음... 주로 밤만 나오더군요? '황금의 나무가 가득'은 별로 못봤습니다...(이부분에서 집중력이 약간 떨어지기도 했고, 또 책도 기억이 잘 안나는지라 딱히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걱정되는것이 하나 있더군요. 갈라드리엘이 샘에게 선물 주는 씬이 없습니다. ;ㅁ;(프로도만 받습니다) 그게 없으면 샤이러는 해피엔딩을 맞을 수 없는데, 이를 어쩝니까(...알아서들 하겠지).

  재미있는건 간달프 vs 사루만입니다. 무슨 제다이 나이트처럼 싸우더군요(아, 지팡이를 맏부딪히면서 칼싸움을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팡이로 포스를 부린다고나 할까요(허허). 벽에 좌충우돌, 바닥에서 뱅글뱅글, 스턴트맨이고 이안 맥켈란 경이고 크리스토퍼 리씨고 간에, 고생 좀 했을듯...

  하지만... 톰 봄바딜은 신발 끝도 안나왔습니다. ;ㅁ;. 너무하군요... 3시간짜리라도 영화이니 별 수 없다지만, 차라리 스타워즈처럼 9부작으로 만들란 말이다!(...헛소리. 게다가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물론 스타워즈가 별로인 영화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리지널 스토리의 영화와 원작이 있는 영화를 비교할 수는 없다는 뜻 정도죠)

  게다가 미스릴코트... 그렇게 입고 있으니 빤짝이 내복(뭐, 이 부분은 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심심해서 짚고 넘어갑니다(퍽))같더라는... 번역에서도,(다른건 대충 넘어갑니다만) 김리의 이름은 전체에서 네 번인가 정도 언급되는데, 자막 보면 딱 한 번 나옵니다. 안그래도 영화 내내 레골라스에게 눌리는데(전투 씬에서, 김리가 도끼 휘두르는건 알아보기도 힘든 반면 레골라스가 활을 쏠땐 온갖 폼 다 잡아줍니다), 이래서야... ;ㅁ; 드워프여, 궐기하라!(틀려) 아, 번역 문제라면 또 있군요. 제 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영화 중에 엘프어로 말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근데 한글 자막만 보며 따라가선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언제 엘프어가 나오는지... 게다가, 팔란티르 신석을 뭐라고 번역했더라? 천리안 어쩌구였던가(아니아니, 사소한 건 대충 넘어가기로 하지 않았던가)

  그러고보니 안두릴이 다시 벼려졌다는 것... 물론 그것을 암시하는 시퀀스가(반지 원정대 출정할때, 아라곤의 허리에 달린 안두릴의 칼자루가 클로즈업되어 나옵니다) 나오긴 합니다만, 그 빌보의 시도 안나오고... 꽤나 좋아하는 부분인데('시'중에 남은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아, 갈색의 라다가스트 씨, 역시 신발 끝도 안나옵니다. 안그래도 불쌍한 사람('사람'이라기엔 어폐가 있습니다만)인데, 나오지도 못하는군요... 게다가 저 회색의 간달프조차 2:1로는 상대하기 버거운 나즈굴을 무려 5:1 상황에서 모두 패퇴시켜버리는(비록 쫓아내기만 한 거라고 하지만) 아라곤! 아라손의 아들 아라곤이여, 그대는 정녕 저 발라들보다도 강력하며 위대한 존재란 말인가?(헛소리)

  그러나, 뭐가 어쨌든, 빛나는 영화. 이따위 단점들이야 다 묻혀버립니다! 최고입니다! (정신 나감)

  꼭 봅시다! 두 번 봅시다!

  ps : 그러나 책 읽고 보기를 권장합니다.
  pps : 톨킨 낟세멘은 추천 사이트. 꼭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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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흥분했어요.
은근히 오타가 보이지만 수정 안 하는 게 방침이라 넘어갑니다. 손마디가 근질근질.
근데 낟세멘 얘기가 많이 나오네요. 닫았던데(크흑).

미스릴코트 내복설은 대세를 탔지요.
라다가스트는 아직도 아쉽고요.
스타워즈는 에피소드 1 나올락말락 할 때까진 9부작 구상이었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얘기였죠. 에피소드 7부터는 '신공화국의 제다이 나이트 루크의 모험'이거든요.
2008년에 마크 해밀 데려다놓고 스타워즈 찍을 순 없잖아요.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를 찍었지만 그건 좀 다른 얘기.

아무튼, 반지의 제왕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무슨 미디어로든.
2008/05/21 02:15 2008/05/21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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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B 2008/05/21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분했구만 :D
    그런데 집에 DVD소장하고 있는거 아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