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ter Problem

글/RPG 2004/12/24 02:07 ScrapHeap
* 이 글은 본 블로그에 부정기 연재중인 음모론 시리즈 두 번째 글입니다. 앞 글을 읽지 않으신 분은 처음부터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측의 카테고리나 키워드 '음모론' 관련 글을 찾으시면 간단할 것입니다.

** 내용에 대한 주의사항은 전 글과 동일합니다. 본 글의 내용은 현실과 전혀 관련이 없으나 실존하는 인물, 단체, 사건과의 관련은 대부분 의도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대상을 비하하거나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의도는 절대로 없음을 분명히 알려드립니다.

*** 참고 : http://water.seoul.go.kr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이미지의 출처는 위 사이트입니다.


예고와 마찬가지로, 뜬금없지만 서울시 수돗물 이야기를 좀 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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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가 시장으로 재직중이며 근래 수도이전을 획책하던 세력의 공격을 이겨낸 K국 수도 서울특별시의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뿌리고 있습니다. 기실 직접 목격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이 페트병 수돗물의 이름은 아리수라고 합니다. 아리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기인 모양이며, 영어 상표도 있습니다. 이 상표가 등록된 것은 2004년 2월이며 서울특별시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공지가 된 것은 2004년 3월 23일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04년 12월 24일 기준으로 1년도 되지 않은 셈입니다.

서울에서 수돗물 마시면 바보라는(혹은 바보가 된다거나 시체가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 새로울 것도 없으며 서울시의 수돗물 음용률 또한 (누군가의 기준에 의할 때) 그다지 만족스러운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서울시에서는 물을 페트병에 담아 뿌려가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수돗물을 먹이려고 드는 것일까요. 2004년 7월의 교통체계 개편과 그에 이어진 수도 봉헌 사건 이후(이 뒤로 서울 시민은 모두 성도의 주민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은연중에 이명박 시장에게 뇌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이는 분명히 사실이 아니며 그는 목적이 없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아리수 사건' 또한 분명히 어떤 목적의식 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리수 출시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단정할 수는 없으나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수돗물을 먹이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수돗물을 먹는 것이 서울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이익입니까? 경제적인? 말도 안 됩니다. 이미지적인? 유치합니다. 물이 음용자에게 미치는 모종의 신체적인 영향에 의한? 상당히 음모론적입니다. 약간 뻔하긴 해도. 수돗물 안에 무엇인가 들어있다는 겁니다. 불소 따위는 아니겠지요.

수돗물에는 뭘 넣었을까요? 마인드 컨트롤 약? 다음 대선에서 이명박씨를 찍게 만드는? 외계인의 녹색으로 빛나는 괴액체? 전혀 무해한 물질 A(또 다른 전혀 무해한 물질 B와 결합하면 맹독이거나 음모물질인 C로 변하는)?

약간 뻔하니까 뒤집어보도록 할까요? 수돗물을 제외한 물에는 무엇인가가 들어있다.

그렇습니다. 수돗물이 아닌 다른 물을 먹음으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영향을 줄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물을 먹을까요? 대충 생각 해 봅시다. 끓인 수돗물, 어딘가의 약수터 물, 병입해서 파는 미네랄 워터. 이 중에서 가장 음모론적으로 의심스러운 것이 무엇입니까? 당연히 미네랄 워터겠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수입 물일까요? 외국 음모세력과 서울시 음모세력의 싸움? 아니면 모든 물? 기업 신디케이트와 정부의 대결?

이 또한 약간 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약수터 물? 무엇이 문제일까요? UFO가 전국을 횡행하며 물을 오염시키고 있나요? 일제시대때 지맥이 끊겨서 물이 못쓰게 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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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국기

그렇다면 서울시는 카운터-UFO세력이거나 민족음모론자일 가능성이 있겠군요. 문제는 서울시청은 그 유명한 大日本음모론의 本에 해당하는 건물이라는 것입니다. 일견 모순이군요... 그렇다면 서울시청이 그 건물에 있는 것은 민족주의적 음모를 감추기 위한 위장? 잠깐, 잠깐.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서울 시청 앞의 저 둥그런 잔디광장, 서울광장은 뭡니까? 방글라데시 국기?



대충 살펴봤지만 수많은 가능성이 나왔습니다(참고로 아리수는 공공기관 회의시에 공급된다고 합니다... 다른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오르지 않습니까?). 이와 같이 이해불능인 바보짓으로 가득찬 현대 사회에서는 멀쩡한 뉴스도 삽시간에 음모론적 사건으로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이를 소재로 한 RPG 시나리오를 만든다고 생각해 봅시다. 진실은 저 먼 곳에 있는 것이니까, 원래는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야 재미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사건으로 음모론을 구성하는 것은 현장감 확보에 좋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흐름에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음모론적 배경이 이미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리수 사건의 경우에, 서울시는 외계인과 관련 내지는 협조를 지속하고 있다... 고 한다면 외국의 반 UFO세력이 내놓은 미네랄 워터의 시장잠식에 맞서 서울시는 아리수를 출시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좀 더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며, 이런 식으로 미리 정해진 설정이 있다면 이전의 플레이 줄거리들과 모순될 가능성도 적어집니다.

그래서 배경 설정이 중요하다- 는 것인데, 결국은 이렇게 해서 두 번째 도입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세한 건 떠오르지 않는데 어쩝니까. 이 시점에서 이미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가 아님을, 단지 음모론적 잡담을 늘어놓는 것이 목표임을 깨달아버리셨다면 상당히 곤란합니다만... 역시 주지의 사실인 'the truth is out there'를 기억하실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2004/12/24 02:07 2004/12/24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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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B 2004/12/24 0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우...저 아리수는 서울시와 관련된 행사때에 나눠주기도 한다우. SICAF2004 에서도 나눠주었었지. 분명 받아 마신 기억이...; 한 두 번 정도 주는걸 보고 두 번 다 받고나서 마시고 나서 맛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상표를 다시 한번 보고 '이게뭐야' 한 다음에 '괜찮겠지' 한다음에 다 마신 기억이 나는군. 참고로 아리수를 나눠 주는 시기는 주로 여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순히 계절의 문제일까나? 하지만 미네랄 워터는 편의점에서 사시사철 팔리는걸!

  2. ScrapHeap 2004/12/24 0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공공기관 회의시, 단수지역, 뭐 그런 데로 간다더군. 서울시가 후원하는 행사에서도 뿌리겠지. 사실 손 대기는 약간 까다로워... 실제로 많이 뿌리고 있는 건 아니니까 '서울시는 서울시가 수돗물 음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 하고 있다'같은 많이 꼬인 상황도 상정 가능하고.

  3. 이샤 2004/12/28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하하하하 아닛 저게 뭐랍니까TTTTT

  4. ScrapHeap 2004/12/29 0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수한 악의지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