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5월입니다. 시간이 폭풍입니다.
근래에는 딴 글도 좀 쓰긴 했지만 저야 뭐 애초에 옛날 글이나 옮기는 사람이죠. 넵넵.
그런 의미에서 2006년 글을 하나 올려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 2006-12-21 10:55

==========

2006.12.21 목 10:55

1. 사람에게 시간을 쓸 생각이 눈꼽만큼도 들지 않는다.
사람이 적극적으로 싫은 건 아니니까, 만나게 되면 좋기야 하지.
그런데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할 만한 부지런함이 내게는 없다.

2. 타인과의 대화로만 충족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외롭다'고들 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얘기다.
안 쓰이던 뇌 한 구석이 쓰이는 쾌감이다.
아니면, '나도 아직 타인과 대화할 능력이 남아있다'
는 사실의 확인에서 오는 뿌듯함일지도 모른다. 확인 불가다.

3. 관계의 부재는 외로움보다는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이 바닥이든 저 바닥이든 많은 것은 인맥으로 이루어진다.
불이익은 상관 없지만 입에 풀칠은 해야한다.

4. 입에 풀칠. 언젠가부터 나는 모든 것을 생계 중심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허영이지만 요즘은 굶는 변호사도 많다더라. 내 생각은 언제나 최악에 쏠린다. 사실은 그 부분이 우스운 것이다. 딱히 표현할 문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

뭐.. 시험 됐으니 일단 해피(엔딩은 아니고)긴 한데, '먹고 살기는 해야지' 같은 소리를 하면서 준비하는 게 사법시험이라는 그 허영에는 뭐라 손을 못 대겠군요. 돈은 쌓이면 쌓일수록 허무한데 저는 돈이 왜 이리 좋을까요... 한 3조원 정도 쌓이면 허무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우와.

옛말에 시골 돈이 서울에 오면 힘을 못 쓴다는 얘기가 있는데, 돈이란 게 더 큰 돈 앞에서는 정말 옴짝 달싹을 못 합니다. 큰 돈이 한 번 굴러가면 작은 돈은 깔려 죽는 거죠. 아니면 눈덩이처럼 달라붙어 뭉쳐버리거나. 하지만 요새 큰 돈이라는 건 정말 끔찍하게 커서, 로또 1등 한 두번으로는 헛웃음도 안 나올 지경입니다. 돈이 없을 때는 그러려니 하지만 돈이 한두 푼 수중에 모이면 큰 돈이 얼마나 큰 것인지 조금씩 감이 오죠. '난 절대 저만큼 돈을 쌓을 수 없어'라고 실감하는 형태로.

...같은 생각을 수입 0원인 시절에 하고 있었으니 저도 나름 염세적인 사람일까요. 근데 저는 나름 제 인생에 만족을 하고 있단 말이지요. 그래봤자 월급 모아서 집은 못 사겠지만!

인간관계 얘기는 저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서 차마 뭐라 더 못 쓰겠습니다. 쓰는 게 고문이지...
2010/05/07 14:58 2010/05/07 14:58

트랙백 주소 :: http://www.scrapheap.pe.kr/TT/01/trackback/32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GB 2010/05/08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글에는 참 댓글달기가 어려운데 말이지...
    너...너...

    아유웅~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