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spamming의 목적

글/기타 2006/06/29 00:16 ScrapHeap
메일 스패밍(...즉 스팸메일)이야 일상다반사를 넘어서 숨쉬기와 대충 비슷한 빈도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게시판 스패밍이란 건 말하자면 뜨는 별이죠. 제가 소식이 늦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최소만 메일보다는 역사가 짧은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스팸 메일과 게시판 스팸은 좀 차이가 있습니다. 주워들은 얘기에 살을 붙인 것 뿐이긴 하지만, 뭐, 일단 좀 알아보도록 하지요. 누군가에게 글 쓰겠다고 얘기도 했고,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고 하니까요.

1. 스팸메일과 게시판 스팸의 공통점
스팸메일과 게시판 스팸의 궁극적인 목적은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사람을 낚는 거지요. 연락을 하게 만들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하고, 돈을 우려내든가 말든가...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서로 다릅니다. 별로 중요할 건 없지만 비교나 해 보지요.

2. 스팸메일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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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덜머리납니다만


기본적으로 스팸메일은 메일주소를 사거나(파는 사람들 많지요?) 웹을 봇으로 긁어서 메일 주소를 수집하는 것(이래서 '@'을 '골뱅이' 라고 쓴다거나 메일주소를 한 글자 한 글자 떼어쓴다든가 하는 식의 스킬이 사용되기도 합니다)이 시작입니다. 이렇게 수집된 주소에 끊임없이 메일을 날려다는 것이지요. 스팸메일은 메일주소라는 사적인 공간을 공략합니다. 당연히 메일을 읽는 당사자가 타겟이고 어떻게든 상대가 한 번 클릭해볼 만한 말을 넣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위쪽에 넣은 예는 가장 기초적인 거고 '너 왜 이렇게 연락이 없냐' 라든가 '오빠 안녕하세요' 라든가... 뭐, 응용도 변종도 무궁무진합니다.

근데 요즘 사람들이 이런 데 속나요? 제목만 봐도 대충 알지요. 저도 읽지도 않고 지웁니다. 그래도 어차피 사람이 일일이 써서 보내는 것도 아니고, 한 번 보다면 계속 복사해서 보내는 거니까 공도 안 들고 해서 스팸메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터넷 시대의 대표적인 재앙이지요... 그러나 스패머들은 다른 전략을 세울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게시판 스패밍이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3. 게시판 스패밍의 전략
스팸메일이 읽는 사람들 상대로 하니까 게시판 스팸도 게시판 이용자를 대상으로 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지요. 물론 옛날 게시판 스팸중에는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읽어보시라, 와보시라. 예를 들면 이런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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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보드 쓰다가 버려진 데 중에 이런 데가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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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런 거


근데 요즘 게시판 스팸의 특징은 사람이 읽을 게 아니라는 겁니다. 차마 못 읽을 물건이지요. 링크만 주주룩 달아놓는 게 요즘 게시판 스팸의 최대 특징입니다. 내용은 없고 '메일주소' 나 '홈페이지' 입력란만 채운 종류도 있고, 트랙백 스팸은 아예 아무것도 없기도 합니다. 뒤에 밝혀지겠지만, 이는 트랙백은 자동으로 링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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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군요


그럼 이런 스패밍은 왜 하는 걸까요? 변변히 읽을 거리도 없는데 저걸 클릭해볼 사람이 있을까요? 드디어 스패머들은 자신과 세계간의 소통을 포기해 버린 걸까요? 뭔가의 버그일까요?

알고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글 때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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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왜 구글이냐고요?
(1) 구글은 검색 순위를 정하는 데 사람을 쓰지 않고 비둘기기계를 이용합니다. '알아서' 중요한 사이트를 위로 올리지요. 구글이 자랑하는 기능입니다. 덕분에 구글은 돈에 휘둘리지 않고 양질의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고,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상승...뭐, 한국에선 구글 검색의 질이 좋을 수 없는 사정이 있지만 그거야 이 글 주제도 아니니 패스하지요.

(2) 구글 검색이 순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그 페이지로 가는 링크 숫자입니다. 논문의 질을 논문이 인용된 횟수로 알아보는 것과 비슷하지요?

뭐.. 이 정도면 대충 감이 오시겠지요.
이른바 신종 게시판 스팸은 1) 자기가 홍보하고자 하는 사이트의 링크 갯수를 늘려서(트랙백은 자동으로 링크니까 내용조차 필요없습니다) 2) 구글 혹은 구글 스타일의 봇들에게 그 링크를 노출시키고 3) 그 결과 자신들의 사이트가 검색엔진의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올라가는 것을 노리는 것입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스패머들은 검색엔진에서 상위에 올라있는 글이나 사이트를 찾아서 그 글에 무자비하게 스팸을 답니다(상위 사이트에 걸린 링크는 점수가 더 높습니다. 또한 상위 사이트는 스패머들이 찾기도 더 쉽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이런 종류의 스팸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가치를 갖습니다. 이런 스팸이 달리는 게시판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스패머들을 돕는 일입니다.
둘째. 이런 종류의 스팸은 검색엔징에서 상위에 랭크된 글이 있는 게시판일수록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유명세군요(?)

아무튼 참 악랄하지요. 흥.

ps : 이유는 모르지만 익스플로러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수정
2006/06/29 00:16 2006/06/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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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B 2006/07/04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그림이 표시될 성 싶은 위치에 아직 그림이 없는건 원래 없는건가?

  2. ScrapHeap 2006/07/05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익스플로러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

  3. GB 2006/07/06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두번 단락 정도 부터 안보이기 시작하더라고;

    불여우로 해서 그런거였남.

  4. ScrapHeap 2006/07/07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익스플로러에서는 아래 그림 네 개가 안 보이던데.

    이건 태터툴즈 버그에 가까운 것 같다.

  5. GB 2006/07/08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굳이 링크 탈 수도 없는 주소를 남기는 이유는 뭘까나?

    게시판에 남기는 글이라면 트랙백 할 수 없는 종류 아니었어?

  6. ScrapHeap 2006/07/08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카와이북에 HTML 태그가 안 먹히는 게 크고,
    그 링크로 가면 자기네 사이트로 리디렉션된다고도 하더군...
    요즘 봇은 그런 것까지 잡는다나 뭐라나.. 일단 이건 그리 믿을만한 얘기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