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는 얘기/잡상 2009/05/25 21:11 ScrapHeap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긴 좀 그래서 써 봅니다.
길게 쓰다가 집어치우고 줄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뉴스를 보면서 '사람이 죽었으니 참으로 안된 일이다. 자살을 하였다니 긍정할 수는 없지만 정말 많이 괴로웠던 모양이다' 이상의 감정은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지지자도 아니고, 노무현이 하는 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애초에 별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던 인물이니까요.

그런데, 한편, 울컥하는 것이 없지도 않았습니다. 100만불이 어쩌구, 500만불이 어쩌구, 그래서 640만불인지 뭐인지. 받은 돈이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그렇다고 치고,

전두환이랑 노태우는 왜 아직도 살아있는 겁니까?
김영삼은 왜 국가 원로라도 된 것처럼 국정에 훈수를 두고 있는 겁니까?

왜 그들은 닥치지 않고 조문이랍시고 말을 뱉고 있지요? 노무현이 죽었는데.



노무현은 재임 기간 내내 그 어떤 돈 한 푼도 받지 않을 만큼 청렴한 사람도 아니었고, 모든 측근을 다 단속할 만큼 철저한 사람도 아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돈을 받긴 받은 모양이예요. 그리고 노무현은 죽음을 택했습니다. 사형死刑이라는 사형私刑. 그 형은 어떤 죄에 대하여 주어진 것일까요. 어떤 죄이기에 수천억원은 넘게 곳간에 쌓아뒀다는 전두환과 노태우에게는 그 형이 주어지지 않은 것일까요. 모르고 또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 답은 몇 년 전에 노무현 본인이 이미 알려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요. 아마 그럴 거예요.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숨을 가져간 죄는, 부끄러움을 알았다는 것.



부끄러움을 모르고 굴러가는 세계에서, 부끄러움을 안 죄로 한 사람이 떠나갔습니다.
2009년 5월 23일 09시 30분경.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05/25 21:11 2009/05/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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