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근황

사는 얘기/게임 2005/01/16 01:27 ScrapHeap
요즘은 와우따위에 좀 붙잡혀서 지내다가, 가끔씩 에린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뭐 이제 와우는 유료화고, 마비노기 100일 끊은 건 아직 남아있고, 그런 거지요... 그런 거겠지요... 아무튼

요즘 차림새는


대충 이러고 다닙니다. 아, 꽃도 꽂고 다니는데(...) 빼먹었네요. 브레이슬릿 뿐만 아니라 신발까지 눈동자 색에 맞춰서 염색! >ㅁ< 이런 싸구려 아이템에 염약을 바르고 있다니 참 어딘가 메소...

그나저나 요즘 마비는 정신 없는 것 같더군요. 몹이 사라진다지를 않나, 던전 한 번 가봤더니 애들이 얼어서 반응을 안 하지를 않나... 이번 문제들은 며칠째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진짜 문제인듯. 이거 진짜 안 좋은데요. 위험해요. 으음.

postscript 06/06/12 : TT 1.0.5에서 깨지는 문제 발견, 글 수정.
2005/01/16 01:27 2005/01/16 01:27

Love is destructive

글/기타 2005/01/07 00:14 ScrapHeap
Love is destructive
2005. 01. 06. by ScrapHeap



"좋아해요"

뜬금없다. 뜬금없고 단도직입적이다. 듣는 쪽에서 어떻게든 대비를 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그는 언제나 그렇다. 언제나 듣는 쪽의 사정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시선은 아래로 내리깔고, 답 같은 건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이 다만 말 할 뿐이다. 애초에 그런 게, 듣는 쪽 생각을 해주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고, 듣는 쪽 생각을 해주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는 언제나 그렇다. 하여간 언제나 그렇다.

"좋아해요. 정말로. 정말로 좋아해요. 하지만 이게 사랑인 건지, 이걸 사랑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루 종일 생각하면서 몽상에 빠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실없이 웃기도 하고. 이곳에 올 때면 언제나 발걸음은 가볍고 기분은 즐겁지요. 하지만 때로는 걱정을 하기도 해요. 그것도 제 걱정만. 쓸데없이, 제 걱정을. 심지어는 이곳에 와서도 그럴 때가 있어요. 하지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되풀이하는 표정.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타입인 것 같다. 보고 있으면 그 진심을 의심하기 힘들다.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무의식중에 도와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알 수 없다. 사실은 알 수 없다. 저번 주만 해도 전혀 다른 곳에서 똑같은 얘기를 똑같게 늘어놓곤 했다. 조금이라도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좋아요. 즐거워요.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래요. 제 걱정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건 대단치 않아요. 어차피 별 것 아닌 숫자 문제일 뿐이니까. 아니, 아니예요.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니예요. 정말이예요. 요즘은 정말이지 다들 그게 대단한 문제라는 듯이 떠들지만, 사실 대단한 문제는 아니예요. 그래요, 별 거 아니예요. 그래봤자... 숫자 문제니까"

갑자기 말이 끊긴다. 잠깐 동안 어색하지만 무거운 침묵. 그리고는 머리 속에 먹구름이라도 낀 듯 갑자기 어두워지는 표정. 불안한 시선을 이곳저곳 정처없이 흘리던 그는 마침내 결심을 한 듯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런 게, 이런 느낌이 사랑일까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하고, 다만 그것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고, 바꿔버리고, 부숴버리고, 조각내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 네에, 알아요. 언젠가는 다 썩어버릴 운명이지요. 모두 끝나고 곰팡이 피어 스산해진 뒤에도 그저 바라보며 좋아하기만 할 수는 없을테지요.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러니까 부숴버려도 된다고, 찢어버려도 된다고 할 수 있는걸까요?"

흥분하기 시작한 듯 하다. 사실 그렇게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주변 자리에 않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주위에서는 눈치를 보기도 하고, 그냥 빤히 쳐다보기도 하며, 슬그머니 자리를 옮기는 사람도 보인다. 흥분한 사람 상대하다간 괜히 다치는 수가 있는 법이다. 세상에는 현명한 사람이 참 많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일 싫은 건... 내가 그걸... 즐기고 있다는 거예요. 머릿속 어딘가에서 그러니까 상관없다고, 그렇게 말을 해요. 나는 또 그걸 따르지요. 죄책감 없이, 그냥 순수한 즐거움으로, 찢고, 비틀고, 조각내면서, 너무 즐거워요. 너무 즐거워해요. 그리고는 다시 또 처음부터 되풀이하겠지요. 이런 거... 이런 게... 정말... 그런..."

반짝. 얼굴에서, 그러니까 눈가에서 비치는 반짝, 이 아니다. 오른손에서 날카로운 금속광이 천장의 조명을 반사해 사방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한 순간, 결심한 듯 그의 표정이 바뀌고, 굳은 표정으로 오른손을 슬쩍 내려다보고, 그에 호응하듯 오른 손은 더욱 꽉 쥐어지고, 그리고는 그 손을 내뻗고, 오른 손에 머물러있던 반짝임이 빛의 선으로 바뀌고, 다음 순간, 그 궤적이 달려가 꽂히는 지점에는, 그곳에는



에스프레소 브라우니가 있었다.



"맛있어..."

브라우니를 한 조각 입에 넣고서 하는 말이었지만 발음은 정확했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릴 지경이었지만. 좋아하는 대상을 파괴함으로서만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불쌍한 운명에 스스로를 밀어넣은 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곤 하는 그는 옆에 놓인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이런 식의 생활이 계속된다면 이번 주 내로 체중이 1킬로는 불겠지만 그건 결국 숫자 문제일 뿐이다(그렇게 생각하기라도 하지 않으면 슬퍼질 따름이다). 포크는 묵직해서 좋고, 케익은 맛있고, 커피는 좋은 음식이다. 다음 주에는 어디 가서 무슨 케익을 먹을까. 하여간 언제나 그렇다. 다 아는 사실이다.
2005/01/07 00:14 2005/01/0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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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 데이타맨으로 갈무리를 하면 파일을 정리해 둬야 제대로 볼 수가 있습니다. 페이지 머리와 꼬리가 다 들어가니까요. 그래서 작년에 끝난 연재소설을 주욱 읽어보기는 커녕 아직도 정리하느라 붙잡고 있는 차인데...

요즘 와우도 조금 하거든요. 그래서 갑자기 떠오른 게


바로



...이거 알아들을 사람이 있긴 있으려나... =_=;
2005/01/03 15:24 2005/01/03 15:24